어제 약속 두탕 뛰느라 일찍 잠들었더니 오늘 아침부터 반짝 눈이 떠졌다.
좋은 꿈을 꾸고 나서 일어나서인지 정말 오래간만에 아침이 상쾌했다.
꿈에서
엄마랑 같이 웬 지하상가같은 곳에서 머리 관리?를 받고 나서려는데
미용실에서 추가 관리를 권해서 그것까지 하고 계산대에 있는 비녀를 엄마가 사줬다
너무 이쁜게 많아서 눈으로만 고민하고있었는데 엄마가 눈치 채고 한 개 더 사줬다
기분 좋게 각자 머리에 비녀를 탁 꼽고 걸어가고 있는데
웬 고등학교가 나왔다. (내 꿈엔 배경으로 고등학교나 외국 학교가 자주 등장하는거 같다)
복도를 지나던 중 회사에 다니던 전팀장과 팀원들이 회사에 너무 어려운 일이 들어왔는데
나한테 한 번 봐주면 안되냐고 부탁부탁을 하는 것이다
휴일(?)이고 해서 망설이니까 사정을 해서 그럼 저녁에 집에 가서 봐볼께요 하는데
아 살았다~! 라고 하는 팀원들을 보면서 엄청 뿌듯하고 엄마 앞에서 자랑스러워하며 걸어나갔다
그 외에도 뭔가 복잡미묘한 꿈 특유의 기묘한 일들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나름 꿈의 마무리를 지었는지 탁 눈을 떳다.
일어나서 처음 느낀 기분은 아 행복하다. 였다
나는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는 얄짤없고 여친처럼 굴어 나에게 남자친구같은 역할을 부여한다며 흉을 봐왔는데
꿈을 꾸고 나니까..
내가 엄마랑 같이 보내던 소소한 일상과 엄마가 나한테 기울여준 관심을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알게 됐다
별 거 아닌데, 그게 다 세심한 사랑이었다는 것도
꿈에서 비녀를 한개 더 갖고 싶어서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거를 귀신같이 눈치 채고 한개 더 사줄 사람은
우리 엄마밖에 없었다는 거를 느끼니까 눈물이 줄줄 난다
진짜 별 거 아닌데 왜 괜히 슬프고 난리지
행복하면 행복하면 되는데 자꾸 슬픈 감정이 뒤따른다
아마 이번 꿈은 내가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을 캡쳐했다기 보단
더이상 못해서 내가 아련해 하는 행복을 비춰주는 꿈이었던 것 같다.
북적였던 회사 속 우리 팀원들은 거의다 떠나거나 잘렸고
일의 효능감이나 뿌듯함을 느끼기 힘들어 내가 염원하고 있다는 것과
내가 정말 애증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닮은 나의 예민함과 세심한 사랑의 성품을 가진 엄마와의 데이트 같은거
어쩜이리 콕 찝어서 보여줬지, 내 무의식 신기하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제 가족들이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해줬다
선물도 기대보다 많이 받았고, 집에 갈 때 또 한가득 이것저것 생활용품 및 먹을 것들을 싸주셨다.
행복하고 기뻤는데 또 슬펐다
집에서 나와 독립/결혼한 내가 부유하거나 넉넉하지 못해서
내가 챙겨줘야할 사람들이 나를 챙겨주는 것 같아서 슬펐던 것 같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친한 친구한테 이 감정을 공유했다.
친구는 너가 집 나가고 맞이하는 첫 생일이자 임신까지 해서 엄마아빠가 더 챙겨준 걸거라고 했다.
함께 감사하고 조금 미안하고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거 같은 오빠가
'축하 많이 받아서 좋겠네?'하는 말에
'응 좋은데 왜 슬프지?' 하면서 조금 울었다. 소리 없이 묵음으로 울었는데
오빠는 아는 채 하지 않고 그냥 손을 엄청 꼭 잡아줬다
그리고 이것저것 나름대로의 위로같은 걸 해줬다.
내일 같이 점심 드시자고 초대할까 하다가 말았다느니
나중에 아무리 행사 없을 때 어머님아버님 집에 들리자. 우리가 행사 있을 때 들리니까 자꾸더 챙겨주시는 것 같아 등등
내 슬픔에 오빠에 대한 탓(?)도 조금 내포한 것이 들킬까봐 좀 그랬는데
말 만이라도 고마웠다
더불어, 엄마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한테 챙김을 받을 때 울던게 떠올랐다.
본인 행복하라고 챙겨주는건데, 우는 것이..
조금은 평소에 엄마를 잘 챙겨주지 못한 나나 아빠의 탓마냥 느껴져서 묘하게 불쾌해했던 감정도.
엄마한테 그냥 좋아하면 되지 왜울어? 라고 퉁명스레 물었던 내가 기억나고
그냥, 자꾸 챙겨주니까ㅠㅠ 라고 울던 엄마 마음이 이런거였나 하고 생각했다.
어제 친구한테 지금까지 생일 날 왜그렇게 설렛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아무 생각이 안든다고 세상 다 산척 했다.
그런데 내 자신에게 선물을 받은 듯이 꿈을 꾸고 일어나니까
생일의 의미가 부활한 것 마냥 오늘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졌다.
1년 중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날이라는 당위성이 생긴 것 같고
그래서 웬지 남편이랑 싸울 것 같다ㅋㅋㅋㅋㅋ
휴 싸우지 말아야지
그럼 내가 더 속상해지니까
왜케 감정이 넘실대는지
임신 호르몬 탓을 해본다
어제의 그 행복하면서 슬픈 멜랑꼴리 감정보다
오늘은 행복만하게만 보내고 싶다.
그래서 감정을 일차로 털어내버리려고 아침 댓바람부터 노트북을 켰다.
휴! 좀 개운한듯?
일단 거실좀 치우고
선물받은 잴리캣 인형 세탁하면서 다른 인형들도 좀 빨고
요가도 하고
예쁘게 꾸미고 화장해서 오빠랑 맛있는 생일점심 먹으러 가야지
그리고 오는 길에 시나본들려서 시나몬롤을 사고
까르띠에 시계를 살까말까,,, 나한테 줄 수 있는 마지막 사치인것 같으니까 살까?
애기를 낳는 큰 일을 앞두고 큰 소비를 하는게 행복보다 부담이 될까봐 스스로 걱정된다
오빠랑 함께 상의해보고 결정할까? 후
아니다 사자, 살래, 사버릴래! 으앙 왜 찝집하고 난리지
이런 사치 소비는 100%행복해야지만 해야하는 거 아닐까? 아직 때가 아닌건가? 갈망이 100이 안찼나? 고민된다.
그러고 행복하게 귀가해서 조금 피곤한 상태로 씻고 또 일찍 자야지
일찍 잠들고 깨는게 생각보다 더더더 좋다! 울어서 머리는 조금 아프지만
이러다 또 얼렁뚱땅 점심된다
움직이자 아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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