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황금기라고 하는 20주차를 보냈다
입덧도 끝나고 만삭도 아니고 임신인 상태도 적응한 상태
이제 운동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임당 조심) 해야한다
1.친구들과 수다, 그리고 인생의 단계
그래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만나서 각자 사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가볍지 않은 고민들이 각양각색이라 놀랍고, 그걸 같이 웃어넘겨서 즐겁다.
30대는 제일 힘든 시기라고 한다. 인생의 대소사를 결정하고 바꾸고 경제활동도 열심히 해야하며 체력도 이십대보다 떨어진 나이
내 친구들은 임신은 커녕 결혼도 거의 안했다
그래서 가끔 친구들의 연애 고민을 들으면,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생처럼 이미 지난 고민처럼 느껴질때도 있고
4개월 후 너무나도 큰 변화를 맞이할 나를 보고 걱정 및 놀라는 반응을 보며, 혼자 앞서나간다는 생각에 우울해질 때도 있다
우울한 생각이 들면 나는 내가 스물아홉-서른살즈음에 세웠던 인생계획은 되새김질한다
나는 가정을 이루는 것이 큰 꿈이 사람이었고
자식을 꼭 낳고 싶어했다
자궁이 약해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고
결혼계획보다 자녀계획부터 세울정도로 나에게 우선순위인 일이었다
이를 먼저 생각했었고 뽀뽀를 맞이했다고, 나한테 다시 일러주고 나면
나는 안심할 수 있다.
2.뽀뽀의 사춘기
오빠랑 뽀뽀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늘었다.
남편이 뽀뽀의 사교육이나 사춘기를 미리 고민해서 화두를 던지는 것이 즐겁고 든든하다.
나 혼자서만 마주할 고민이 아니라 함께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래의 힘들 일이 즐겁게 느껴진다.
우리의 고민은 상황극으로 이어지고, 각자 뽀뽀의 역할과 그에 대응하는 역을 맡으면서 결국 노답이라고 결론짓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일거다.
그러나 뽀뽀는 아직 내 자궁에서 발길질이나 하고 있을 뿐이다ㅋㅋㅋ
요즘 법정 잠언집을 읽는데
법정 스님 왈, 현재를 살아야한다고 했다
지난 일로 힘들고 후회하면 마음이 과거에 있는거고
미래를 걱정하고 계획만 세우면 미래에 있는거라고
지금 마주한 상황에 집중해 충실하게 사는 것이 현재를 사는 방법이라고 했다
아 더 좋은 단어로 쓰여있었는데, 다시 한 번 읽으면 좀 더 완벽하게 인용할 수 있겠지?
3.태동
배가 겉잡을 수 없이 나오면서, 태동을 느낄 시기라고들 하는데 잘 안느껴져서 고민이었다
그런데 한 번 느끼고 나니까 그 후로는 매일매일 느낀다 ~꿀렁꿀렁~
어쩔 땐 애가 내 자궁안에서 앞구르기 뒷구르기를 하나 싶을 때도 있다
내가 불편한 자세를 취하면 불편하다고 신호를 주나 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뽀뽀는 (나를 닮아) 성질이 좀 있거나 (오빠를 닮아) 시끄럽거나, 어쨋거나 엄청 빨빨대고 다닐 것 같다
벌써 귀여워 히히
체력을 정말 키워놓아야할텐데 큰일이다
그래서 요즘 잽싸게 움직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중이다
이제 가만히 앉아서 요양할 시기는 지났겠지. 빨빨거리면 살도 덜찌고 체력도 늘거다!!!
4.엄마의 덕목
가정의 달이네, 내 임신이네, 제사네, 등등 요즘 엄마 아빠와 부딪히는 자리가 많았다
엄마 아빠는 분명히 나를 챙겨주는 따뜻하신 분들인데 가끔 왜이렇게 짜증이 치미는지 모르겠다
친구랑 상담도 하고 잠언집도 읽으면서 한 결심은,
나는 뽀뽀에게 내 감정을 전가하지 않는 엄마가 되겠다는 것이다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내 고생에 대한 보상심리라던지 내가 슬프고 힘든 일을 나눠갖고 싶겠지만,
그러지 않는 훈련을 해야겠다(우선 오빠한테 그렇게 하는 걸로 훈련해보자)
나는 뽀뽀를 보살피고 뽀뽀의 감정을 살피는 엄마이지, 내 고민이나 감정을 전가하는 힘들고 우울한 엄마가 되지 말아야지.
힘든 일이 생기면 자리를 피해 다른 곳에서 풀고 오더라도 뽀뽀에게 쏟아내지는 말아야겠다.
친구들이 내가 고민을 말하는 방식을 캔디화법이라고 한다
나는 갈등상황을 당사자와 그 시점에 바로 발화하고 해결짓고 나중에 에피소드처럼 알려주는 식으로 말하는데
그게 슬퍼도 외로워도 나는 안울어 캔디화법같다고. 니네들 앞에서 안우니까 그러지! ㅋㅋㅋ
뽀뽀에게는 항상 캔디화법으로 말할께
뽀뽀는 나한테 기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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