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주차 - 발견 안녕 뽀뽀


- 도로연수 선생님께 여쭤봤다 "제가 운전을 하는데도 멀미가 나는게 맞나요?"
- 낮에 깜빡깜빡 잠이 들었다
- 열이 조금 나는 것도 같았다
- 속이 일주일째 미슥거려서 식도염인가 싶어 내과를 두 군데 들렸지만 목요일 오후라 다 휴진이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귀가했다.
- 무엇보다 엄마가 챙겨주신 샤브샤브를 끓였는데, 단 한입도 먹기 싫어서 결국 입에 못댔다!
- 그리고 붕어싸만코가 먹고싶다고 오빠한테 조르고 졸라 겨우 사내게 만들었다. 내가 사오거나 안먹어도 되지만 그 때는 오빠가 안사주면 엄청 화가 날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상상임신이 아니냐며, 오빠는 '와칸다 포에버!!'하며 다음날 쏟아지는 생리혈을 연기했다.ㅋㅋㅋㅋㅋ화딱지나는데 웃겼다.)

임신테스트기는 아침 첫 오줌으로 판별해야한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눈이 반짝 떠져서 테스트를 했는데, 말 그대로 닿!자!마!자! 두번째 줄이 선명히 나타났다.
이게 이렇게 테스트가 되는게 맞나? 싶을정도로 바로 나타나서 오히려 현실처럼 와닿지 않았다

나와서 오빠한테 보여주고 둘 다 어안이 벙벙했다.

아닐 수도 있다고 흥분하지 말자고 하고 나는 바로 산부인과로 갔다. 
의사 선생님은 덤덤했지만 6주된 아이가 있다고 알려줬다 (4주+2주를 더 해서 계산한다고 한다)



사실 나는 난임을 예상했다
엄마를 닮아 자궁이 약했고 생리 불순과 심각한 생리통을 달고 살았다.
5-6년 전에 근종이 6cm나 자라서 근종제거 수술도 했다.(내 생에 처음이자 가장 큰 수술이었다)
근종은 체질이라, 지독한 여드름처럼 나는 사람은 계속 날 가능성이 있었다.

자궁은 내 컴플렉스 중 하나였다.
가정을 이루어 꼭 아이를 낳고 싶었던 내 바램때문에 스스로 더욱 크게 걱정하던 컴플렉스였다.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술도 맨날 마셨는데!!! 중간에 성관계도 하고! 싸우고 밤새고 울기도하고!)
이 많은 난관을 무시?하고 내 자궁에 붙어 있는 요 조그만 동그라미가 너무 고마웠다.


누구한테 알릴까?
나는 혹시나 이 동그라미를 잃을까봐 무서운 마음이 컸다
호들갑 떨면 날아갈까봐 태연하고 싶었다.

그래도 엄마한텐 알려야겠지? 엄마는 전화로 알리니 약간 떨떠름했다 
나만큼 놀라서 기쁘기보단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엄마 특유의 소녀스러운 장문의 문자로 축하를 전했다.

오빠는 회사에서 바로 집에 와 나를 들어 안아올렸다
둘 다 일단 진심으로 기뻐하고 봤다.
그러더니 자기 애착방(컴퓨터랑 조그마 냉장고가 있는 손님방)을 한 참 바라봤다
방의 주인이 삼개월만에 바뀌게 생겼으니 ㅎㅎ




너무 소중하면 내가 소중하게 여긴다고 들키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을 처음 느껴봤다
행복한 기분이 들긴 한데 이를 만끽해도 안될 것 같았고
혹시나 잃을까 잃을 때 너무 슬프고 힘들까봐 그 걱정부터 앞섰다.
마치 기적처럼 찾아 온 첫사랑앞에서 '나는 아직 그를 좋아하지 않아' 하면서 들키지 않으려고 애쓴는 마음 같다.

덧글

  • rumic71 2021/04/07 19:14 # 답글

    축하드립니다.
  • 라비안로즈 2021/04/08 10:21 # 답글

    축하드려요. 정말 떨떠름 하죠. ㅋㅋ 임신일때 정말 그 촉이 오더라구요. 전 첫째때 고구마 삶은거 먹으려하다 구역질 했네요. ㅋㅋㅋ 둘째때는 그냥 감기기운처럼 안좋고 해서 신랑에게 임신인가보다 그랬는데 신랑이 감기라고 약먹으라고 했는데 ㅋㅋ 아닌거 같다고 검사하니 둘째더라구요.

    애기가 무럭무럭 잘 크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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