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무언갈 보고나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감독 : 벤 스틸러
출연 : 벤 스틸러(월터 미티), 크리스틴 위그(셰릴 멜호프), 숀 펜(숀 오코넬)
줄거리 :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째 근무 중인 월터 미티.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상상’을 통해 특별한 순간을 꿈꾸는 그에게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의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찾아오는 미션이 생긴다.  평생 국내를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문제의 사진을 찾아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넘나들며 평소 자신의 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어드벤처를 시작한다.  누구보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월터,  그 누구도 겪은 적 없는 특별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퇴사결심을 2년동안 품고 있던 내게 친구가 추천해준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포스터만 봐도 느낌이 나지 않나, 적절한 판타지와 교훈을 주는 인생에 관한 영화겠거니.


적절할 때 보면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는 있었는데 약간 지루할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적절할 때 딱! 보게 되어 감동이 배가 된 듯 하다.

(영화 스펙트럼이 무지 넓어 필요한 사람에게 알맞는 영화를 권할 수있는 사람의 간지란?!!!)


 영화 초반은 지루했다. 같이 보던 엄마는 딴 일을 하기 시작했고, 나 또한 집중력을 잃고 배우 출신 감독작 특유의 난해함과 제멋대로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ex.롤러코스터) 하지만 친구에 대한 신뢰와 어느정도 마음을 비운 채 몰입을 하니 중반부터 졀라 판타스틱해지는거다??!!! 아니, 이국적 풍경 그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배경도 배경이거니와 스펙타클x허망함의 조화는,,,크~



 상상속으로만 모험을 하던 월터는 (굳이)그린란드, 아이슬라드 그도 멀어 히말라야까지 가면서 자신의 삶을 스펙타클하게 만드는데, 나는 보면서 그가 굳이!!!!!! 꼭!!!!! 그곳을 가야만했다고 공감했다.

 그의 모습에서 대학시절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갔던 내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은행도 못 가던 22살의 나는 1년동안 아무도 모르는 채 새로운 환경에 똑 떨어졌고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살아남아야 했다. 그 곳에서의 '혼자임'은 필수적이었고, 그것은 점점 당연한 것이 되었다. 혼자 장을 보고 혼자 요리하고 혼자 자전거를 타고 혼자 산책을 하고. '함께'한다는 것은 나의 선택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사람을 초대하고, 파티에 참여하고, 새로운 사람에게 말을 걸고, 약속을 잡고. 그리고 나는 용감해졌다. 넓은 타국이 나를 혹독하게 성장시켰고, 필수적인 선택을 통한 강한 자아를 만들어줬다. 난 그 곳에서 보낸 22-23을 기점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성격이 정말 많이 달라졌음을 인정 받았다. 토드가 그에게 '인디아나 존스가 락밴드 리더'가 된 것 같았다고 한 것처럼 그런 류의 변화라고 자부한다.


 그 변화는 내가 받은 생존위협 때문에/덕분에 가능했다. 나같은(월터같은)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길 바라고 안정적이고 회의적이며 상상으로만 촌천살인을 한다. 그런 성격이다. 우리(나와 월터)는 생존적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변화를 안/못한다. 알에서 새가 콕콕콕 깨듯이 자연스럽게 깨지 않는다. 인생이(상황이/환경이) 그 알을 때리고 떨이트리고 해야 그나마 죽지 않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다해 콕콕콕 쪼는 것이다.



 월터가 '락밴드 리더'처럼 멋있어진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그가 모험을 거듭할수록 묘하게 더 잘생기고 섹시해지더라) 그가 제 아무리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려 상어에게서 살아남는 등)과감한 선택을 한다고 해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갖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 부분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한번에 얻을 수 없어도, 다시 한번 아이슬란드로, 다시 한번 히말라야로 떠나는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야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 애정 없이는 결과를 손에 쥘 수 없었다.



 나는 여행에 대한 로망이 사라진지 오래다. 대학시절 여러 여행지를 다녀와 본 이유도 있을테지만 그보다, 어느 순간 여행은 결국 '의미 부여하기'뿐이라는 결론을 내고 난 후부터인 것 같다. 어느 곳에서 어느 행동을 하던 결국에 내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여행을 통한 새로운 환경이 그 의미부여를 더 쉽게 도와줄뿐,,이라는 회의적 생각. 묵묵히 회사생활을 참으며 돈을 버는 다른 회사원들이 쉬이 퇴사 결정 후 세계 일주를 하는 여러 젊은이들의 모습과 다를바 없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 또한 견딜 수 있는 근육을 키워 자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고, 고통을 인내하는 과감하고 멋진 선택이라고. 단지 회사라는 환경이 이러한 '의미 부여'를 어렵게 할 뿐이지.


 내 말은, 월터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린 만큼이나 그가 16년간의 직장생활을 (후배에게 좋은 선배가 되기까지 하면서) 견뎌 온 것 또한 정말 멋있었는 거다. 영화 후반 부에 마치 반전처럼 나온 숀의 25번째 사진이 이런 내 마음을 반증하듯이 결말을 장식했다. 그 부분에서 눈물이 똑 나왔다.


이 영화는 특별하다.

시작보다 끝으로 갈수록 더 멋있어 진다는 점, 결말을 소름끼치게 잘 뽑았다는 점이 특별하고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상반된 교훈을 주어서 특별하다.


세상은 넓고, 과정을 통한 결과는 아무도 장담 못하고, 너는 우주의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니 니 맘대로 해라

망설이고 상상할 시간에 그 시간에 액션을 취해라. 왜냐면 그것이 너를 더 멋있게 만들어줄 수도 있으니까(안그럴수도 있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면 기분이 조크든요 ^-^


또는, 너는 멋있다. 왜냐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너가 지키는 가치를 소중히 해서.

너가 오랜 시간동안 품어 온 무언가는 너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그리고 누군가는(대게 너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그걸 알아봐준다.(안 알아봐줄수도 있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면 기분이 뿌듯하거든요 ^-^


뭐든 좋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feat.황희)

그저 망설이지만 말면 될 것같다. 그런 시간이 제일로 아까우니까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this is the purpose of ‘Life’”


퇴사를 천천히 준비하자 (3) 다른 사람이 아는 나1 퇴사를 천천히 해보자

다른 사람이 아는 나 - 설문지 작성하기


이직으로 마음을 굳힌 후 자소서를 다시 시작하자니 너무 막막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라고 정의내리는 것은 사실 정말 철학적인 질문이고,
나를 소개한다는 것은 처음 초등학교를 입학할때부터 면접때까지 늘상 어려운 과제였으니까

우선,
'내가 아는 나'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들이 보는 나'를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그리고 쉽다고) 생각했다.

위와 같은 질문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표로 정리했다.(아래 첨부된 리스트 참조)
인생의 가치관 목록은 나를 파악하는 방도보다는 애정에서 비롯된 관심이었다
나머지 질문들은 다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모집단이었다.
대학동기 및 과 선배, 동네 친구(문과라는 공통점), 취준 스터디, 동아리 선배
로 얼마 있지 않은 인맥을 (보고싶은 마음까지 같이 담아) 만나서 설문을 의뢰했는데
이들은 나와 같이 일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각자 나름대로 그간 내가 업무관련 풀어온 썰이나 성격을 바탕으로 정성껏(이 또한 애정에서 비롯됐겠지) 작성해주었다.




-질문 리스트 표-

질문리스트
본인의 직종 및 업무 소개
1당신 직장에 대한 간단한 소개 플리즈 
  
2예시로 하루 스케줄을 읊어주세요 
  
3가장 좋은 점 
  
4가장 나쁜 점 
  
5어떤 성격이 당신의 직장과 잘 맞나 
  
6이 직장으로 오기 위한 면접 질문 3가지를 만든다면?
  
7당신이 아는 XXX(본인)랑 잘 맞을 것 같은지 
  
8 당신의 회사에 입사할 경우 면접 꿀팁이 있다면?
  
내가 아는 XXX(본인)
1당신이 아는 XXX(본인)의 성격은? 
  
2장점 및 단점 
  
3추천할만한 직종(지인이 다니는 회사라던지)
  
인생의 가치관
1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25년 내 인생계획이 있다면? 
  
3책이나 영화나 음악 아무거나 추천 
  
면접 관련
1면접에 도움이 될만한 경험이 있었다면? (ex. 약복용, 연습방법 등)
  
2면접 썰 하나만 구체적으로 풀어주기 
       

퇴사를 천천히 준비하자 (2) 이직이냐 퇴사냐 퇴사를 천천히 해보자

이직이냐 퇴사냐 그 것이 문제로다
퇴사냐 이직이냐 그 것이 문제로다

사실 두 가지가 정! 말 똑같이 고민이 된다면 '코카콜라'방법을 쓰면된다
우선 마인드 셋을 '나는 두 가지다 똑같이 좋으니 뭐가 되든 토달지 말고 무조건 그걸로 간다'라고 잡는다
(위의 마인드 셋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평범한 코카콜라를 한다.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 먹지 또먹으면 배탈나 척척박사님 알아맞춰보세요 딩동댕동
그리고 둘 중 하나가 결정된 그 때!!!!
바로 그 때!!!! 예리하게 나의 마음을 살펴본다
개운한가? 혹시 마음 속 찰나의 안타까운 '아,,,!'소리가 나왔는가?
짧은 탄식이 나온다면 지체없이 그 반대로 진행하면 된다!
깔끔 ^^


나는 이 문제에 관하여 거의 2년가까이 고민을 했는데
코카콜라까지 거치지 않고 답을 낼 수 있었다.

우선은 '이직'이다.
아무래도 첫번째 퇴사 슬럼프 극복시 써 먹었던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의 기쁨이 내 행복의 큰 비중을 차지해버린것 같다
사실 난 돈 없이 궁색하게 잘 사는 사람이었는데, 이젠 내입에 들어가는 것을 지체없이 고르고 택시를 타는 기쁨이 날 잠식했다

그런데 완전한 이직은 아니다.
우선 이직으로서 일을 그만 둔 후, 그 이직한 곳이 기대한 바와 다르면 바로 '퇴사'루트 밟을거니까^00^
코카콜라방법에서 짧은 탄식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달까


이직으로 결정한 이상 천천히라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취준 시절 1년을 보내도 실패한 내 적성 찾기와
이직할 필드 조사
적합한 회사 조사
그리고 내 글쓰기 능력의 한계를 시험할 자소서 쓰기를 시작해야겠지

참 쓰다보니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해야하나 싶기도하다?
하지만 현재 '모모'에 나오는 회색인간이 되어버린 회의적인 나에게
우선 내 적성찾기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니, 그거라도 즐겁게 하고자 한다






"그 병은 어떤 병인데요?"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허나 어느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 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점점 악화되는 게지.
그 사람은 차츰 기분이 언짢아지고, 가슴 속이 텅 빈 것 같고,
스스로와 이 세상에 대해 불안을 느끼게 된단다.
그 다음에는 그런 감정마저 서서히 사라져 결국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지.
무관심해지고, 잿빛이 되는 거야...[...]
그 병의 이름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란다
-모모 p.329-

퇴사를 천천히 준비하자 (1) 이유 정리하기 퇴사를 천천히 해보자

지독했던 1년간의 취준 시절을 보내고
4년 전, 본 회사에 입사했다.
나는 까먹고 있었는데 엄마는 기억하고 있었던 그 때즈음의 나는
회사에서 입을만한 단정한 옷들을 사고 집에 오는 길에 조용히 울었다고 한다.

그랬던 내가 첫 번째로 퇴사를 결심한 건
상사가 동시 입사한 5명의 인턴들을 경쟁시킬 때도,
못된 선임이 히스테릭하게 짜증을 내며 겁을 줄 때도,
선배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놓고 비교할 때도 아니었다
그때는 그냥 집에 와서 천장을 보고 양옆으로 베겟잎을 적시기만 했지

그건 내 건강의 위기를 처음으로 느꼈을 때였다.
이십대 중반까지 입원을 해본적이 없던 내가 처음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입원이란 걸 하게 됐는데
대학병원을 예약을 잡을 때조차 회사에 반차,연차 쓸 걱정에 발을 동동 굴리고
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막연한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다시 조용히 눈물을 흘리곤 했다.
사실 나도 나이를 먹었고 유전적으로 약한 기관이었기 때문에 꼭 회사 탓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이 두려움고 고통을 탓해야 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건 바로 회사였다.
몸의 아픔으로 온 슬럼프를 극복해야하는 시기는 정말 비참했다.
왜냐하면 나만큼 슬프지 않은 모든 주변 사람들은 회사 탓을 하지 않았고, 이런 일로 그만두는 것을 지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처음 다닌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얻기 위해 남들의 공감을 필요로 했다.

슬럼프는 꽤나 긴 시간동안 지속됐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 장소에 싫어하는 사람들과 싫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 머리를 감는 것 조차 싫어졌다.
그렇게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지금은 화장도 하지 않는다)

첫번째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끝없는 징징거림을 받아준 주변 사람들
경쟁을 부추길수록 똘똘 뭉치게 된 동료들과의 음주가무
그리고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의 달콤함이었다.
그리고 사실 객관적으로 (나는 내 자신이 꽤나 객관적인 성격임을 자부한다) 봤을 때 다른 한국 회사에 비해 우리 회사가 척박한 환경은 아니었다.

두번째로 퇴사를 결심하고 온전히 굳히게 된 건 시스템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이다.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 다닐만 했던 것은 독단적으로 다른 팀 문화에서 기인했다.
팀의 수장이 일군 독재적인 환경 아래, 한국의 젼형적 꼰대인 사장의 터치 없이 매우 자유롭고 수평적인 구조안에서 근무가 가능했다.
하지만 사장의 무지에서 비롯된 압박은 계속됐고, 수장은 계약기간 만기 후 곧 떠난다.
사실상 붕괴나 다름없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버린 조직안에서 이제는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점에서 내 고민은 시작된다.
그토록 염원하던 퇴사 후 휴식을 택할 것이냐, 이직을 준비할 것이냐






넷플릭스 리뷰 - 별나도 괜찮아 그리고 장녀프레임 무언갈 보고나서

별나도 괜찮아

볼 게 많은데 없는 넷플릭스에서 내 스타일인 시리즈를 만나게 되면 너무~ 너어무~ 좋아서 하루나 이틀만에 정주행을 해버린다
간만에 정주행한 시리즈 하나가 '별나도 괜찮아'(ATYPICAL)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시리즈는
캐릭터 싱크로나이즈가 좋고, 각 캐릭터의 가치관이 뚜렷해 개연성에 부족함이 없는 스토리를 가진 것이다
'모던 패밀리', '프렌즈' 이런 것,,
아 걍 대중적인 따뜻한 시트콤 좋아하나 보다.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시리즈/책만 계속 해서 다시 보는 버릇 때문에 위의 시리즈는 모든 편당 진짜 한 4-5회를 본 듯
그러다보면 그들의 대사까지 외울 지경인데 이렇게 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거 아닐까?
그래서 원래 시트콤 작가가 되고싶기도 했는데 도저히 그 일상적이면서도 별난 스토리를 경험에 안주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창조해내는지
거의 작곡가가 곡을 뽑아내는 것처럼 신기하고 어려워보인단말야,,,암튼
'별나도 괜찮아' 는 위 드라마와 비슷한 맥락으로 좋았다

열연이 빛난 주인공에 이어
더 귀여운 그의 (연습용)여친
정의롭고 아름다운 육상특기생 여동생 (아 이런 막 뛰어다니는 운동홀릭 캐릭터 넘 좋다. 나도 같이 달리고 싶어져)
그 여동생과 어울리는 귀엽게 잘생긴 남친
현실적으로 따뜻한 아빠
느끼하고 조숙하고 위트있는 남주의 베프

딱 두캐릭터가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면
첫 장면부터 브라끈 흘러내리는게 불편했던 상담선생과
입술 비쭉이고 (모던패밀리의 글로리아처럼 섹시하지도않으면서) 섹시한 척하는 남탓하는 엄마 캐릭터

스토리는 고기능 자폐아인 남주가
나이를 먹고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가지게 되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이다.
솔직히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렇게 귀여운 비극과 아름다운 결말이 나진 않겠지
일단 여동생이 말도 안되게 정의롭고 희생적이며 예쁘고 아버지와 유대관계가 너무 좋으며 자신만의 특기도있고,,(아 너무 좋다 이 캐릭터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좋아) 자폐남주의 베프처럼 좋은 친구도 없겠지만,,,,(이 캐릭터도 비현실적인데 탑으로 좋네)

오히려 내가 싫어한는 캐릭터인 남주의 엄마역할이 가장 현실적이랄까
불굴의 의지와 모성애, 자기자신만의 결심으로 헌신적인 노력과 사랑을 다 쏟아
아이가 이렇게까지 성장할수록 다 도왔지만, 이젠 다 커서 티도 나지 않고(여친만들겠다고 아빠나 찾고)
아이가 독립하려하자 마음이 헛헛하고 자신의 역할이 사라진 것 같은 희생적 엄마
그래서 일탈이라도 해서 헛허함을 메꾸려고하는 그 뻔뻔함이 아주 현실적 (그 와중에 남탓하는 것 마저 현실적)인데
그래서 더 싫은 걸까

참 쓰다보다 웃기다
개연성 없고 비현실적인 거 싫다면서 역설적이게도 현실적인 캐릭터를 불편해 하고 있었구나


내가 이 드라마를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위와 같은 상황에 이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멀쩡하고 장성한 동생을 고기능 자폐에 비유하기엔 미안하지만
나에 비해 사회성이 떨어지고 막내란 이유로 어화둥둥을 받는 남동생과
그에 비해 활달하고 그만큼 책임질 일도 많았던 나
그리고 희생적으로 살다 기운을 다 소진해버린듯한 엄마
어느 정도 엮어있는 듯 늘 한 발 빼고 있는 듯한 아빠의 모습까지
(물론 이러한 면모가 우리 가정의 어두운 곳만 비추는 일부분이긴 하지만)
늘상 찜찜하게 여겨오던 것인데 그 곳을 싹- 비춰주는 느낌이엇다.

나는 어렷을적부터 차곡차곡 적립해 온 뭐라고 꼬집어 말하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넘어가기에는 울분이 쌓인 그 무언가를 요즘 SNS를 통해 재조명 되고 있는 '장녀 프레임'이란 단어로 깨달았다
'첫째'의 책임감과 '딸'의 공감능력치를 합하면 딸려 오는 것들이 아주 많다.
내가 동생 나이 때 지게 했었던 책임감을 동생은 지지 않고
동생 육아에 대한 고민이나, 집안 사정, 부부 관계까지 공감해달라는 명목으로 부담가지게 되고
심지어 동생 삶의 방향에 따라 삶의 그래프마저 영향 받지 않는가
그것도 불평 없이 당연히 묵묵히
첫째 + 딸 크로스로 집안일을 그 누구보다 많이 도와야한다는 것은 말 할 필요도 없고.

물론 대단한 효도를 하거나 대단하게 집안에 기여를 하지 않는 다는 점때문에
부모가 느끼는/혹은 인정하는 기여도는 첫째나 막내가 별 차이 없다.
거기에서 오는 좌절감까지 어휴

자꾸 파고들수록 그 동안의 설움이 폭발하고 그렇다고 벗어날 수 없는 프레임에서 오는 좌절감만 커질 뿐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걍 동생을 '별나도 괜찮아'의 주인공으로 생각하자
그것치곤 얼마나 장해 오구오구 다 컸어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고
이렇게 정신 승리하자
멀쩡한 사람을 '고기능 자폐'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인륜적으로 맞는 일인진 모르겠다만
그냥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시도해보련다

고맙다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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